‘배리어 프리 진안’ 어때요?
‘배리어 프리 진안’ 어때요?
  • 복합문화공간 마이(돼지문화체험관)
  • 승인 2018.11.19 1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또 한 해가 시작되었다. 해가 바뀌어도 세상은 저마다의 욕망으로 시끌시끌하다. 방송이건 신문이건 펼치기만 하면 끝없이 추락하는 욕망덩어리 인간들의 바닥을 여과 없이 보게 돼 이젠 그마저도 주저하게 된다. 야비하고 무모한 인간들만 잡아 죽이는 바이러스가 있다면 청와대를 비롯해 그 언저리에다 확 풀어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그러나 욕망이 본디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늘의 난관을 이겨내게도 하고 내일을 꿈꾸게도 한다. 그리고 그 힘으로 세상이 굴러가기도 한다. 문제는 무엇을 욕망하는 가다. 내 주제와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을 욕망하는 순간 괴로워진다. 남을 해치고 사회를 어지럽히면서 이뤄내는 욕망은 본인은 물론 그가 속한 세상을 혼동에 빠지게 한다.

우리는 모두 잘 살고 싶어 한다. ‘잘’이라는 말의 의미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어쨌든 잘 사는 건 좋은 거다. 잘 살기 위한 욕망의 단위가 개인이든 지역이든 국가건 별로 달라지는 건 없다. 욕망의 궁극적 도달점인 잘 사는 것, 즉 부(富)를 이뤄내는 데는 여러 길이 있겠지만 주제와 분수에 맞지 않고, 사람과 자연에 해를 입히고, 사회에 속한 사람들 간에 극심한 갈등을 초래하면서 까지 이루려는 욕망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부를 이뤄서 모두가 그 혜택을 보자는데 굳이 반대를 할 생각은 없다. 진안처럼 가난한 동네에서야 더욱 그렇다. 다만 그 부를 이루는데 여러 가지 장해요인이 있다면 진지하게 성찰을 할 필요는 있다. 그 성찰을 회피한 결과의 대표적인 사례가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이 아니던가. 주위의 쓴 소리를 무시하고 나의 생각만을 고집한 사업치고 좋은 끝을 본 예를 찾을 수가 없다. 이명박은 온 나라의 강이 썩어가는 지금도 아직까지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내가 잘했다고 떠들고 다닌다. 대단한 신념이자 착각이다. 도그마의 화신은 이명박 하나로 충분하다.

부를 이루는데 꼭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방법만이 능사는 아니다. 새로 만드는 건 비용도 문제거니와 그로 인한 갈등이 반드시 따르게 마련이다. 돈 좀 벌어보자고 형제와 이웃과 싸우는 건 하수들의 짓이다. 이미 있는 것을 손보고 다듬어서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화목한 방법이 아닐까? 이 방법은 돈도 들지 않고 갈등도 유발하지 않는다. (아마 정치인들은 그래서 이 방법을 쓰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돈도 안 되고 이슈도 되지 않을 테니)

독일의 배리어 프리 공원
독일의 배리어 프리 공원

배리어 프리( barrier-free) 진안, 멋지고 재밌고 쉬운 사업

배리어 프리는 이동에 불편을 겪는 장애인이나 어린이, 임신부, 노인 등의 사회적 약자들의 사회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인 걸림돌이나 심리적인 장벽을 없애기 위해 실시하는 운동 및 시책을 말한다. 1974년 6월 유엔 장애인 생활환경 전문가 협회에 의해 장벽 없는 건축 설계라는 보고서가 알려지면서 건축 분야에서 먼저 사용되면서 일본, 스웨덴,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이야기

진안도 이미 초고령화 사회다. 인구의 삼분의 일 가까이가 노인이고,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장애인이다. 이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이들을 위한 공간을 새로 짓자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이미 있는 것들을 조금씩만 손보고 다듬으면 진안도 유럽이나 일본의 어느 멋진 도시에 못지않은 훌륭한 베리어 프리 도시가 될 수 있다.

관공서, 학교, 마을회관 등의 공공시설과 농협이나 우체국, 상점, 숙소 등의 턱을 없애고 시각, 청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늘리고 공원이나 산책로를 정비하는 일은 모두에게 이로운 사업이다. 적은 비용으로 세계의 모든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즐겨 찾는 배리어프리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일본의 혼슈 중남부에 위치한 미에현의 이세시마 지방에는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배리어 프리 투어센터가 있다. 보행 장애를 겪는 이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가족을 동반한 장애인 관광객이 더 많이 찾아오고 그로인해 지역이 활성화 될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 결과 지금은 전 세계의 장애인들과 단체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2016년 5월엔 G7정상회담(이세시마 서밋)도 이곳에서 열렸다.

일본의 치바현과 사이타마현은 복지도시만들기 조례를 제정해 지자체가 앞장서 고령자나 장애인이 생활하기 편리한 시설정비를 규정하고 있으며 행정과 시민, 사업자가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자체가 산업이 되어 지역의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구마모토현의 베리어 프리 정책과 실천도 눈여겨보고 배워야 할 부분이다.

진안읍내의 자전거협동조합에 설치된 작은 경사로

세상이 바뀌면서 시민들의 요구도, 필요도 바뀌고 있다. 언제까지 짓고 부수는 이 미련한 방법을 반복하려는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지금은 하드웨어가 부족해서 가난하고 부를 이루지 못하는 세상이 아니다. 이미 있는 것을 잘 다듬고 활용해 시민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